사람들은 항상 바쁘게 움직이며 하루를 살아간다. 하지만 고양이의 눈으로 보면 그들의 행동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때론 이해할 수 없다. 이 글은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의 하루를 바라보며 묘한 유머와 따뜻함을 담았다.
1. 아침 6시, 집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인간이 몸을 꿈틀거린다. 나는 침대 끝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도 아닌 주제에, 알람이 울릴 때마다 눌렀다 껐다를 반복한다. 그 와중에도 내 밥그릇은 비어있다. 참으로 무례하다.
나는 침대에 올라가 얼굴을 앞발로 톡 친다. 눈을 떴다. 그렇지. 이 정도는 해야 밥을 주지. 그러나 이번에도 먼저 간 건 욕실이다. 물소리가 들리는 동안 나는 고양이 특유의 표정으로 현관 쪽을 바라본다. 오늘도 별일 없기를.”
2. 출근 전 30분은 집사와의 밀당 시간
“머리를 말리고, 옷을 고르고, 또 향수를 뿌린다. 이 인간이 나갈 준비를 하는 시간이 가장 바쁘다. 나는 그 틈을 타 아슬아슬하게 발치에 앉는다. 나를 피해서 움직이는 그 모습이 재밌다. 간혹 발에 밟히지만, 그건 그만의 벌이다.
가끔 내 눈을 똑바로 보며 ‘미안, 오늘도 늦게 와’라고 말한다. 그런 말 하지 말지. 나는 시간 개념이 없다. 단지 네가 나를 하루 종일 혼자 두려 한다는 사실만 안다. 그러곤 문이 ‘철컥’ 소리를 낸다. 하루 중 가장 조용한 시간이 시작된다.”
3. 낮 시간, 조용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집이 조용하다. 나는 소파 위, 창틀 위, 때로는 햇빛이 드는 자리를 전전하며 낮잠을 잔다. 하지만 완전히 잠들지는 않는다. 모든 고양이는 70%의 수면과 30%의 감시로 하루를 보낸다. 택배 아저씨가 올 때도 나는 재빨리 문 쪽으로 달려가 확인한다.
TV가 켜져 있는 날은 특히 좋다. 인간은 내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나는 다 보고 있다. 어떤 날은 혼자 웃다가 울고, 어떤 날은 밥을 먹으며 무언가에 집중한다. 인간은 감정이 너무 많다. 나는 간결한 걸 좋아한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귀찮으면 무시한다.”
4. 저녁이 되면, 인간은 다시 돌아온다
“문이 열리면 나는 먼저 복도에서 기다린다. 집사는 피곤한 얼굴이다. 나는 꼬리를 세우고 그에게 다가간다. 그제서야 그는 나를 반기며 ‘우리 애기~’라며 알 수 없는 언어를 쓴다. 나는 듣는 둥 마는 둥 대답 대신 발톱을 갈러 간다. 그래도 반갑긴 하다.
그는 밥을 먹고, 티비를 보고, 때로는 핸드폰을 하느라 나를 잊는다. 그럴 땐 가만히 올라가 노트북 위를 점령한다. 그러면 그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그런데도 안 치우는 걸 보면 나를 사랑하긴 하는 모양이다.”
5. 밤이 되면 결국 나와 함께 누운 인간
“하루의 끝에서 그는 침대에 눕는다. 나는 그의 다리 위에서 자리를 잡는다. 그가 숨을 고르기 시작하면 나도 천천히 눈을 감는다. 그가 나를 껴안을 때면 숨이 턱 막히지만, 어쩐지 따뜻한 기분이 든다.
인간은 복잡하다. 감정도 많고 일도 많고 신경 쓸 게 많다. 나는 그저 그 옆에 있어줄 뿐이다. 아무 말 없이, 가끔 야옹 한 마디로 모든 게 해결된다”
마무리
고양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인간의 하루는 유쾌하면서도 뭉클하다.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관찰을 통해 우리는 인간과 고양이, 서로 다른 존재들이 어떻게 공존하는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오늘도 고양이는 조용히 인간의 하루를 지켜보고 있다.